다크소울 게임을 플레이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선택의 상황은 바로 출신을 정하는 것이다.
나는 다크소울을 정말 좋아하는 게이머이자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다크소울의 여러 요소들과 시스템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해왔다.
그중 이번에 생각이 닿은 곳이 바로 이번에 다룰 주제인 출신 선택이다.
왜 다크소울엔 출신을 선택하는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아마 소울라이크 게임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게 의문을 가질만한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장르에 익숙하고 오랜 기간 플레이한 유저라면 이 의문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갈 것이다.
다크소울은 다른 오리진을 선택하는 게임처럼 처음 선택한 출신대로 플레이를 이어갈 필요가 없으므로 중간에 다른 빌드로 바꾸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올린 스텟을 초기화하여 재분배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할수록 처음에 선택한 출신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게임을 기획함에 있어서 사소한 시스템 하나하나가 전부 의도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중요도가 높아 보이지 않는 시스템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초반 게임 경험 차별화
게임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추기 위함이고 다크소울 역시 이러한 이유가 반영되어 있다.
출신 선택은 초반 게임의 난이도를 조절하고 각각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요구한다.
다크소울은 초반부터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태생에 따른 장비나 스텟의 미세한 차이가 플레이어의 초반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아래의 전사와 마술사는 서로 다른 레벨과 스텟을 가지고 있다.
전사는 게임 초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생명력과 지구력이 높은 반면에 마술사는 해당 스텟이 낮고 초반엔 활용도도 적고 체감이 되지 않는 스텟인 집중력과 지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 마술사를 출신으로 선택한 플레이어는 비교적 높은 난이도에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심지어 가지지 못한 자를 출신으로 선택했을 경우엔 레벨이 1로 난이도 차이에 대한 체감이 꽤 느껴진다.
또한 무기별로 요구하는 스텟이 다르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도 달라진다.
초반에 얻을 수 있는 무기인 클레이모어를 예시로 들자면 전사는 필요 능력치를 맞추기 위해 4레벨만 필요로 하지만 마술사는 10레벨이나 올릴 필요가 있다.
이런 차이는 초반 몇 시간 동안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지 결정하게 만든다.
따라서 첫 플레이 경험을 어떻게 느끼도록 하는지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한다.
다양한 빌드 소개
앞서 설명한 내용은 어디까지나 초반 진행 시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고 다양한 빌드를 소개하기 위함 이라는 생각을 도출해 냈다.
다크소울은 다소 설명이 부족한 게임이고 이는 빌드의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출신 선택 창이 없었다면 플레이어들은 게임에 어떤 빌드가 있는지 모르고 그냥 초반에 잡히는 무기대로 스텟을 찍으며 방향성을 잡을 것이다.
이는 마술, 기적뿐만 아니라 근접전투에서도 단검, 직검, 대검, 특대검 등의 다양한 빌드를 만들어 놓은 의미가 옅어지고, 이는 기획자가 원하는 방향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여러 출신을 선택 창을 통해서 보여줌으로써 플레이어로 하여금 플레이 가능한 빌드들이 어떤 게 있는
지 간접적으로 예상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양한 출신들을 보고 어떤 빌드가 있는지 예측하여 자기 스타일에 맞는 빌드에 해당하는 출신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자의 의도가 잘 전달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회차 플레이 유도
다크소울은 높은 난이도와 넓은 탐험 요소를 통해서 한 번의 플레이만으로 모든 것을 경험하기 어렵게 한 다 회차 플레이를 의도한 게임이다.
첫 회차에서 기사로 근접 전투에 집중한 빌드를 선택하여 진행했다면, 다음 플레이 때는 다른 빌드를 선택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고 느낄 것이다.
이로 인해서 플레이어는 반복 플레이의 동기를 얻고 다양한 시도로부터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나 역시 다크소울 3을 근력과 기량 스텟에 기반한 근접전투 방식으로 5회차까지 진행하다가 마법사 플레이를 하고 싶어 새로 마술사 출신의 캐릭터를 생성하여 다시 플레이했다.
그 과정에서 앞선 캐릭터로 진행할 때와는 다른 경험들을 할 수 있었고, 이는 나에게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주었다.
(지성 스텟을 높일 때까지 3회차 동안 단검만 가지고 플레이했다.)
아마 어떤 유저는 더 어려운 플레이를 위해 1레벨로 시작하는 가지지 못한 자 출신을 고르고 자체적으로 난이도를 올려 다시 플레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
다크소울에서 출신을 정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첫 플레이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도 중후반부로 넘어갈수록 크게 의미가 없어지며 출신 선택에 대한 후회를 안겨주지도 않는다.
또한 다양한 빌드를 소개함으로써 초기 방향성을 잡아주어 몰입을 도우면서 리플레이성 또한 증가하는 효과를 가진 다방면에서 티 나지 않게 활약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분석 - 다크소울(4)] 스토리 전달 (1) | 2024.11.15 |
---|---|
[게임분석 - 다크소울(3)] 보스 전투 (회피, 엇박, 턴제) (1) | 2024.11.13 |
[게임분석 - 다크소울(1)] 점프의 존재 (2) | 2024.11.08 |
[게임분석 - 팰월드] 팰월드가 재밌는 이유 (1) | 2024.11.03 |
[게임분석 - 에이펙스 레전드] 아머 시스템 (0) | 2024.10.29 |